요즘 내 최대 관심사는 일과 돈, 그리고 건강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견고한 관심사 사이에 `패션`라는 낯선 키워드가 슬쩍 끼어들었다.
원래 옷 입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21kg을 덜어내고 나니, 예전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옷들을 입어보는 맛이 제법 쏠쏠해졌다. 툭 걸쳐도 선이 사는 자켓이나 아우터를 입어보기도 하고, 예쁜 구두를 매치해 보는 즐거움이랄까.
특히 패션의 기본이라는 '색상 매칭'에는 영 소질이 없었는데, AI에게 컬러 조합을 추천받으니 꽤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온다. 늘 어두운 옷만 고르던 내가, 알고 보니 밝고 화사한 계열의 옷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더라. 요즘은 크림 팬츠를 자주 입고 다니는데, 예전의 나라면 감히 상상도 못 했을 시도들이다. 이렇게 찾은 취향을 바탕으로 무신사 같은 곳에서 가성비 좋은 기본템들을 사서 조합해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후배에게 이런저런 근황을 전했더니, 대뜸 물은 질문이...
"선배 요새 연애해요?"
정말 뜬금없는 질문이어서 깜짝 놀랐는데... 나는 5년째 혼자다.
아무튼, 그만큼 내게 큰 변화란 이야기다.


단순 수치뿐만 아니라 거울 앞의 눈바디도 확실히 달라지긴 했다. 두둑했던 뱃살은 거의 자취를 감췄고, 얼굴선도 눈에 띄게 갸름해졌다. 가끔 화장실에서 마주치는 입사 동기 아저씨가 화들짝 놀랄 정도. 잃어버렸던 20대의 핏과 건강을 되찾은 덕분에, 요즘은 그저 이 쾌적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
아무튼, 어떤 옷을 걸치든 패션을 완성하는 가장 훌륭한 기본템은 결국 가벼워진 몸이 아닐까.
식단 관리를 시작한 지 어느덧 9개월이다.
한때 최고 몸무게가 89kg까지 찍었는데 현재는 68kg까지 빠졌다.
오랜만에 확인한 인바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근육은 거의 빠지지 않고 체지방 위주로만 많이 줄었다는 점이다.
러닝 페이스도 시간이 지날수록 훨씬 좋아졌고, 몸은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 확실히 엔진에 낀 군더더기가 빠지니 달리는 게 훨씬 수월하다.
억지로 참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이제는 이 쾌적하고 가벼운 컨디션이 좋아서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유지하게 된다. 당분간은 거창한 목표보다, 잘 맞는 자켓과 구두를 고르는 재미, 그리고 지금의 기분 좋은 가벼움을 즐기는 데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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