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엘키스공간/일상기록

러닝 네 달 차, 드디어 8km.

러닝 네 달 차, 드디어 8km.

네 달 전엔 1km도 숨이 턱턱 막혔는데, 어느새 8km를 끊었다.
이제 앱 기록에는 순수 러닝 데이터만 남긴다. 더 이상 걷는 구간은 의미가 없다.
요즘 달릴 때는 음악을 듣지 않는다.
케이던스 160 비트에 맞춰 ‘틱톡-틱톡’ 리듬을 귀에 꽂아둔다.
발이 땅을 치는 소리와 귀에서 들리는 비트가 미묘하게 일치할 때가 있는데,
그 순간만큼은 달리는 느낌이 아니라 흐르는 느낌에 더 가깝다.
당장 속도가 빨라지는 건 아니어도, 페이스를 길게 끌고 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8km가 가능해진 것도 그 리듬 덕이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심박에 대한 고민

심박은 여전히 높다.
원래부터 그런 편이라 쉽게 내려갈 것 같진 않다.
그래도 예전이랑 비교하면 최대심박에 닿는 ‘거리’가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
처음 러닝을 시작했을 땐 3~4km만 달려도 심박이 180까지 치솟았고,
그 지점이 사실상 한계였다.
지금은 6~7km쯤 가야 비슷한 수준까지 오른다.
심박 숫자만 보면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강도가 같은 상태로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체력 향상이라고 느낀다.
내려오는 속도는 여전히 느리고,
러닝 직후엔 한동안 숨을 고르게 해야 한다.
하지만 180까지 닿기 전까지 버틸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는 꽤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결국 같은 심박으로 더 멀리에서 더 오래로.
그게 내가 원하는 방향이다.


신발 고민

처음 의사 선생님이 추천해준 나이키 스트럭쳐,
벌써 500km를 같이 달렸다.
쿠션이 살짝 죽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다음 러닝화를 고민 중이다.
후보는 두 개.

  • 보메로: 발호흡 편하고 쿠션감 좋아서 장거리에 잘 맞는 편
  • 페가수스: 데일리용으로 무난한 국민 러닝화 느낌

일단 매장에서 신어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진짜 러닝화는 발에 닿는 순간 느낌이 바로 오더라.


러닝이 내게 주는 변화

거리가 늘어나면 풍경도 바뀌고, 생각의 길이도 길어진다.
달리면서 머릿속이 비워지는 순간이 있고,
숨이 차오르는데도 왠지 모르게 마음은 더 가벼워지는 순간이 있다.
이제 러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조금씩 내 삶의 리듬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다음 목표는 10km.
조급하지 않게,
하지만 멈추지 않고 가볼 생각이다.
이 길 끝에 어떤 내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