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두 편
2015. 7. 18. 23:03ㆍ엘키스공간/일상기록
728x90
728x90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 이준호
나
당신을 사랑 함에 있어
입을 빌린 그런 화려함이기보다는
가슴으로 넘치는 진실함이고 싶습니다.
한마디 한마디에 서로가
가슴을 적시는 감동적인 말은 아니어도
그 한마디 한마디에 서로가
마음 상해하지 않을
그런 배려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불꽃처럼 달아오르는 꽃잎이기보다는
계절 내내 변함없는 줄기이고 싶습니다.
화사하게 달아 올랐다가
가장 가슴 아프게 져 버리고 마는
봄 한철 그 격정이기보다는
사계절 내내 가슴을 흔드는
그런 여운이고 싶습니다.
나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물결이기보다는
그 물결을 타고 가라앉는 모래알이고 싶습니다.
남의 말에 동하여 당신을 져버리고 떠나가는
그런 가벼움이기보다는
당신의 말 전부를 다 믿을 수 있는
그런 묵직함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
당신을 사랑함에 있어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아름다움이기보다는
서로를 아끼는 그런 소중함이고 싶습니다.
애써 꾸미고 치장하는
가식의 마음이기보다는
맨 몸둥아리 그대로의 만남일지라도
뜨겁게 가슴 속에 회오리치는
그런 열정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몇 번을 읽어도 정말 좋은 시.
특히 '사계절 내내 가슴을 흔드는 그런 여운이고 싶다'는 표현.. 정말 훌륭한 것 같다.
또 한편 더 보자면, 이 시도 좋다.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이준호
당신을 벗어나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날마다 내게 던져 내던 그 말들이
하나도 그른 것이 아니었음을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했던 행동들이
빈약한 것이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떠나와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내 곁의 당신, 마냥 작은 몸짓인 줄 알았는데
이처럼 소중하게 가슴을 치는 존재였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떨어져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내 안에 자리잡은 당신이
이토록 나의 가슴 한가운데에 있었음을
내 삶의 반은 이미 당신에게 있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마주하지 못하니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내게 보여주던 그 미소는
나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나에 대한 배려였음을
한 번도 내가 눈치 채지 못해 왔던
당신의 사랑이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떠올려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의 눈망울과 입술 너머
넘칠 듯한 사랑이 있었음을
그저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린
진정 아름다운 마음이 있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728x90
반응형
'엘키스공간 > 일상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스쿠치 쿠폰 정리에 대해 생각해보자 (3) | 2015.09.08 |
---|---|
정보처리기사 필기합격 (2) | 2015.08.16 |
게임프로그래밍 전문가 실기 합격(최종합격) (2) | 2015.08.10 |
개근상 (2) | 2015.07.14 |
게임 프로그래밍 전문가 필기 합격 (7) | 2015.06.03 |
Unreal Summit 2015 기행문 (0) | 2015.05.15 |
RAPIDFire (0) | 2015.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