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치과에 다녀왔다.

2016. 12. 4. 02:54엘키스공간/일상기록

728x90
728x90

얼마 전에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건강검진을 다녀왔다.


다른 데는 별 이상 없고 역시 걱정했던 치아가 많이 안 좋다고 하여 근처 치과를 찾았다.


20대 초반에는 무섭다는 핑계로 조금 나이 들어서는 내가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치과를 미루게 되었다.

결과적으론 지금 더 큰 비용을 지불하고 몸에 더 안 좋은 치료를 하게 된 것일지 모른다.

내가 20대 초반에 조금만 용기를 내서 치료했다면 어땠을까.

경제적 능력이 없어도 충분히 치료할 정도는 있었는데 왜 핑계를 댔을까.


사람은 항상 후회하며 산다.

인간의 사고는 시간에 종속적이므로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들의 연속이다.

학업이든 연애든 수많은 선택과 고민 속에서 결과와 현재 비교하며 고뇌하고 후회한다.


얼마 전 퀀텀 브레이크라는 스팀 게임을 했다.

시간에 관련된 게임이고 복잡하게 얽힌 타임 패러독스에 관련된 게임이다.

후반부에 박사인 형이 동생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시간을 바꿔가며 다른 선택을 해도 결국 여기로 되돌아온다.

그때로 돌아가 어떤 선택을 해도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어난 일은 두고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깐."


대충 이 정도 맥락의 이야기. 미래의 일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는 것에는 반박하고 싶지만….

하여튼 과거에 일어난 것은 바꿀 수 없다. 결국, 지금의 선택으로 미래의 후회를 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치과를 찾았다.

올해 초쯤부터 앞니가 조금 검게 되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치석이었고. 이게 치석이라니.

작은 어금니 쪽은 생각보다 많이 썩어서 신경치료를 들어가게 되었다.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들어가지만 소홀했던 나를 치유하는 기쁜 마음으로 결제와 첫 치료에 임했다.

세간의 소문과는 다르게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스케일링은 아주 기분이 좋았다. 동생이 변태 같다고 놀렸지만 오래 묵혀놓은 때를 벗겨내는 느낌이랄까.

마취 때문에 집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며 괜스레 싱글벙글하고 거울보며 활짝 웃기도 하고.

처음듣는 엄마의 신경치료 경험담도 들으며 사랑하는 엄마 목소리도 좀 듣고.

앞니 발치 해야된다고 겁주던 동생이랑도 한참동안 담화를 나누었다.

나는 참 이런 사소한 것에 행복해하는 사람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다시 읽어보니 정말 두서없는 생각의 흐름이다.

오랜만에 글 쓰니깐 좋다.


벌써 12월이다. 한 해 마무리 잘 해야지.

728x90
반응형